비오는 날의 편지/묵 향
비가 오네요
자분 자분 마당을 적셔요
빗소리가 은은한
비의 시가 흐르는 날입니다
멍하니
뿌연 안무가 낀 먼 산을
촛점 잃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어떤 비의 노래를 적을까
무슨 색깔로 그림을 그릴까
가슴 적시는 비의 노래를 부르고 싶네요
비를 따라 졸졸졸
산비탈을 내려가선
도랑을 지나 개울을 건너
큰 강에 안기고도 싶고
바다의 품을 찾아
영원히 마르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기도 하답니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이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운 님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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