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낭송&시모음

그 꽃 / 고 은

방살미 2018. 10. 5. 17:17


그 꽃 / 고 은

 

시인 고은 선생님의 작품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작품입니다

그 꽃 - 고 은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못한 그 꽃"

올라갈 때는
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미처 볼 겨를도 없었고

숨이 차고 힘들어서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올라갈 때 보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어떤 모양인지 무슨 색깔인지
자세히 보면서 그 꽃들과 대화도.
나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내려올 때에야 보였습니다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천천히 내려오니 그 때서야 보였습니다
내려올 땐 그나마 볼 수있어 다행인데

그래도 여전히 꽃들과의 대화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고야
마는 순간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성취만을 위해서
일만 바라보고 부지런히 올라갈 때에는
주위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난 이후에 내려갈 때에야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꽃은 그대로 일지
모르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 멀어지고 떠나고 없습니다
사람은 올라갈 때 보지 못하면
그렇게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소중한 사람들은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올라갈 때 보십시오
올라갈 때 만나십시오

올라갈 때 챙기십시오
올라갈 때 보살피고 쓰다듬어 주십시오
주위의 그 소중한 사람은 내려갈 때는
이미 없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때론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더라도
행여나 끝까지 못 올라 갈지라도
꽃보다 아름다운 주위의 사람들만은
당신은 보고, 만나고, 대화하고,
살피고, 챙기십시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화향(꽃향기)은 백리를 가지만
인향(사람의 향기)은 만리를 간답니다..!



주변의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말고
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