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 1992)

방살미 2018. 6. 20. 16:34

Tous les matins du monde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Marche pour la ceremonie des Turcs (륄리)
Improvisations sur les folies d'Espagne (마레)
베이스 비올라; 조르디 사발
   

`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이라는  빛나는 제목을 붙인 우아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92년 세자르 영화제 7개 부문을 휩쓴 영화.  
이 영화의 음악은,  17세기 중반에 실존했던 프랑스 음악가인 두 주인공,  `생트 콜롱브(Sainte-Colombe)'와 `마렝 마레(Marin Marais)'의 곡을 연주한 것입니다.
속세와 절연하고 자연 속에 은거하는 콜롱브에게  마렝 마레가 사사를 받게 되면서  `예술'과 `인간'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가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짜임새 넘치는 영상이 참 아름답던 영화였지요. 마렝 마레가 콜롱브를 찾아가서 오디션을 받는 장면에서 비올(Viole)이란 악기로 `라 폴리아'의 테마가 등장하지요. 라 폴리아의 여러 변주곡이 많지만  코렐리의 `라 폴리아' 소나타를 듣고 있으면 대리석 바닥에 탁 떨어져 사방으로 흩어지는 진주 알갱이들이 머리에 상상됩니다. 반들거리는 대리석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그 진주 알갱이들을 하나하나 주워서 짙은 자줏빛 빌로드 주머니에 담다보면 `라 폴리아' 소나타는 마지막 소절을 노래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침'에 나오는 비올(Viole)의 연주는 세계적인 거장인 죠르디 사발(Jordi Savall)이 맡았었습니다. 연주 뿐 아니라 영화 전체의 음악감독도 맡았었습니다.

 

 

마랭 마레  Chaconne
마랭 마레  Tombeau de M Meliton 

 
세상의 모든 아침
Tous les matins du monde... 이 타이틀은 몇년전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프랑스 음악영화로 바로크 시대에 가장 탁월했던 비올(viol=바이올린과 첼로의 시조) 연주가였던 마렝 마레와 그의 스승 생트 콜롱브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신비스런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마치 렘브란트의 그림을 연상하게 할만큼 뛰어난 화면구성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OST에는 바로크 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장 밥띠스트 륄리와 생트 콜롱브, 프랑소와 쿠프랭, 마렝 마레의 아름다운 바로크 선율이 흐르면서 음악적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Tous Les Matins Du Monde
감독 : 알랭 코르노(Alain Comeau)
주연 : 제라드 드빠르디유 (Gerard Depardieu)
기욤 드빠르디유 (Guillaume Depardieu)
장 피에르 마리엘 (Jean-Pierre Marielle)
안 브로셰 (Anne Brochet)
음악감독 : 조르디 사발(Jordi Savall)
내셔날 콘서트 오케스트라(Le Concert des Nations)
   
Marche Pour la Ceremonie des Turcs
Improvisation Sur Les Folies d'Espagne
Prelude Pour Mr. Vauquelin
Gavotte du Tendre
Une Jeune Fillette
Les Pieurs
Concert a Deux Violes "Le Retour"
La Reveuse
Troisieme Lecon de Tenebres a 2 Voix
L'Arabesque
Fantaisie en Mi Mineur
Les Pleurs
Le Badinage
Tombeau Pour Mr de Sainte Colombe
Muzettes I-II
Sonnerie de Ste Genevieve du Mont-De-Paris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음악적 천재성을 지닌 두 인물, 쌩뜨 콜롱브와 마랭 마레의 음악적 삶과 갈등, 그리고 음악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비올라의 깊이 있는 음률과 목가적인 풍경이 한데 어울려 보기드문 영화적 예술성과 미를 갖추고 있다.
음악가로서 명성을 쌓은 노년기의 마렝 마레는 음악 그 자체요 불꽃같았던 스승에 대한 회상에 잠긴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올의 거장 쌩뜨 꼴롱브는 어린 두 딸과 함께 아내의 죽음을 맞이한다. 충격을 받은 그에게 유일한 낙은 두 딸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는 전원에 묻혀 오두막집을 지어 놓고 거기에서 오직 아내의 숨결을 느끼며 그녀의 영혼만을 위해 비올을 연주하며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간다. 비올은 현재에는 보기 어려운 현악기로 첼로의 전신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왕은 꼴롱브의 음악을 원하지만 그는 점점 세상과 멀어져 간다.
Sonnere de Ste Genevieve du mont de-Paris
베이스 비올라; 조르디 사발
바이올린; F. 비욘디
비올라 다 감바; P. 앙타이
 

 

<세상의 모든 아침>에 등장하는 꼴롱브와 마랭 마레는 실존했던 인물들로 17세기 프랑스의 전설적인 비올 연주가이며 작곡가였다. 그러나 꼴롱브(Monsieur de Sainte Colombe)에 대해서는 음악학자들도 아는 바가 거의 없어 그에 대한 자료를 찾기는 힘든다. 다만 그는 17세기 당대의 비올 연주자 중 가장 뛰어난 연주가였으며, 베이스 비올을 위한 작품을 상당수 작곡했는데 그의 작품들은 현대에 와서 재발굴되고 있다는 것과 6현인 비올에 한 줄을 더 추가해 보다 풍부하고 무게감 있는 음색을 얻어냈다는 정도이다. 그의 작품들은 연주하기 매우 난해한 작품들이 많으며, 이 때문에 그가 당대 최고의 연주가였으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는 음악을 팔려하지 않았고 그의 살롱에서만 연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랭 마레(Marin Marais)는 1656년 파리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음악공부를 시작했고 당대 최고의 비올 연주가로 명성을 날렸다. 20세 되던 해에 그는 장 밥티스트 륄리의 궁정악단에서 연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륄리로부터 작곡기법을 완벽하게 익혔다고 한다. 1679년에 그는 왕실 음악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마레는 오페라도 작곡했는데, 1686년부터 1725년까지 작곡한 5권의 비올 작품들이 특히 주목할만하다. 마랭 마레는 당시 이탈리아의 음악적 영향 아래 있었던 프랑스 음악을 독창적인 프랑스음악으로 만드는데 이바지한 인물로 현재까지 기억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꼴롱브의 "Gavotte du Tendre" , "Les Pleurs" , "두대의 비올을 위한 협주곡 귀환" 과 마렝 마레의 "꿈꾸는 소녀" , "아라베스크" , "Le Badinage" , "Tombeau pour Mr De Sainte Colombe (생 콜롱브를 위한 무덤)" 등의 비올연주를 들을 수 있다. 이 영화의 백미는 꼴롱브와 마레의 비올 이중주 장면으로 흐릿한 촛불과 비올의 선율속으로 주고받는 눈빛은 가히 영혼의 교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세상의 모든 음악의 끝은 죽음' 이라는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감독은 자연을 닮은 꼴롱브의 철학을 표현해 내기 위해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실외풍경과 바로크의 정물화를 느끼게 하는 실내의 풍경, 그리고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조르디 사발 - Jordi Savall : 100번이상의 레코딩과 '디스크 프랑스 아카데미' 그랑프리 (1989), '샤를 꼬로 아카데미' 그랑프리(1990)등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 의 음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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