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해설

파두 (Fado) 음악 이야기

방살미 2018. 6. 22. 08:20

우수와 향수가 깊이 서려있는 포루투칼음악 파두(Fado)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Amalia Rodrigues)

Barco Negro
(검은 돛배)
Triste Sina (슬픈 운명)
미샤(Misia)
Duas Luas
(2개의 달)
Lagrima
(눈물)
베빈다(Bevinda)
Ter Outra Vez 20 Anos
(다시 20살이 된다면)
Ja Esta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까마네(Camane)
Eu Nao Me Entendo
(이해 할 수 없는 나 )
Ah Quanta Melancolia
(비애 )


** 배경음악이 끝난 후 음악을 선택하여 감상하세요 **



 파두(FADO)

는 프랑스의 샹송이나 이탈리아의 칸쏘네와 같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월드 뮤직의 한 장르입니다.
'운명' 또는 '숙명(Fatum)'이라는 뜻을 가진 파두(Fado)는 그늘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포르투갈의 민속음악으로
우리에게는 아말리아 로드리게스(Amalia Rodrigues)라는 파두의 대표적인 여가수가 많이 알려져 있죠.

 사실 파두(Fado)의 기원을 말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파두가 오랜 옛날의 포르투갈 서정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고 또는 뱃사람들이나 상상력이 풍부하고 명상에 잠기기 좋아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읊었던 시에 파두의 기원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그들의 불안정한 삶이 그들을 이상주의자로 만들었으며 이로인해 그들은 자연히 시를 짓는 재능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읊는 시는 주로 운문조였으며, 그들 대부분은 즉석에서 되는대로 쉽게 시를 지을 수 있었고 그것은 바다에 나가, 자신들의 조국을 그리며, 파두의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뱃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결과물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파두의 기원이 '룬둠(lundum)'에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룬둠이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포르투갈과 브라질에서 대유행했던 아프리카 춤을 말하는데 리스본 항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향했던 뱃사람들이 다른 민족과 접촉하면서 서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룬둠'과 '파두'를 전했다는게 그들의 얘기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원을 갖고 있는 파두는 리스본 항구 근처에 있던 선술집 등에서 처음으로 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선술집은 부랑인들이 모여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그리움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파두는 선술집 뿐만이 아니라, 무도회장에서 그 시대 귀족들에 의해 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쎄베라(Severa)라는 유명한 Fadista(파디스따: 파두를 부르는 사람, 파두 가수)가 있었는데 비미오주(o Conde de Vimioso)라는 귀족이 그녀와 그녀가 부르던 파두에 매료되어 후에는 그녀옆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그녀를 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죽은 후, 그는 귀족들의 무도회장에서 그녀대신 파두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각기 다른 환경을 거쳐 이렇게 알려지게 된 파두는 오늘날 대부분 희미한 불빛 아래, 슬픔에 잠겨 있는 듯 고요한 분위기의 파두집에서 불려집니다. 파디스따의 목소리는 감미로운 기타와 비올라 선율과 함께, 감상에 젖어 파두에 취한 청중들을 한층 더 고요하게 만들면서요.

 포르투갈은 1640년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과 1974년 무혈 쿠테타로 인한 승리의 영광을 뒤로 한채 고단한 역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 침략과 압제의 역사 때문에 포르투갈의 음악 파두에는 슬프고 어두운 그늘이 숨어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포르투갈의 정서를 가르켜 사우다드(Saudade)라고 부르죠.

 사우다드... 갈망, 동경, 향수, 슬픔과 외로움이 겹겹이 쌓인 포르투갈 특유의 '한'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파두에서 베어나는 슬픔의 근원을 바로 이 사우다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죠. 파두가 슬픔 운명이란 뜻을 지닌 'Fatum'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우다드의 정서에서 우리는 포르투갈의 민중 감정을 엿볼 수도 있음은 론이구요.

 아무튼 세가지 문화권의 음악적 산물이 뒤섞인 예술양식으로 파두(Fado)를 보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우선 리듬은 아프리카로부터 수여받고, 감수성과 시적 노랫말은 포르투갈 전통 시인들로부터, 그리고 악곡형식은 브라질 음악으로부터 습득한 형태라고 보는 게 오늘날의 일반적 이해입니다.

 또한 파두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그리스 신화의 영웅 오디세이가 세웠다는 전설의 도시 리스본을 중심으로 한 리스본 파두, 그리고 포르투갈 북부의 교육도시인 꼬임브라에서 성행한 꼬임브라 파두(Coimbra Fado).

 이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파두가 바로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이 투영된 리스본 파두입니다. 포르투갈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불려졌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Amalia Rodrigues)가 바로 이 리스본 파두의 대표적인 인물이죠. 흔한 사랑타령에 목말라 하지 않고 조국에 대한 사랑과 민중의 애환을 노래했던 그녀를 통해 우리는 파두를 만났고 파두의 그 속내깊은 사연에 마음이 흔들리곤 했습니다.
 99년 10월, 79살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 이제는 정말 전설속의 인물이 되어 버린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장례식
 1999년 10월 6일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79세를 일기로 타계했을 때, 그녀의 죽음이 확인되자마자 포르투칼 정부는 즉시 3일 동안의 국가 애도기간을 공포하였습니다.
 아무리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가 죽는다 한들 우리라면 단 하루인들 국가 애도기간을 결의하기까지야 하겠습니까? 아니 설령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린다 한들 국민들이 수긍하겠습니까? 그러나 포르투칼 국민들은 정부의 이러한 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파두(Fado)라는 그들의 민속음악을 세계적인 음악으로 끌어올린 아말리아를 포르투칼 국민들은 단순히 스타라거나 가수라 부르지 않고, 'Fado의 대사' 혹은 '20세기가 낳은 포르투칼 최고의 웅'으로 불렀고 그녀는 그 정도로 포르투칼 국민들의 절대적사랑을 받는 여걸이었습니다.

그럼 이 리스본 파두와 함께 파두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우는 꼬임브라 파두는 어떤 특색을 지니고 있을까요?
리스본이 파두의 탄생지이긴 하지만 뽀르뚜(Porto)에도 수많은 파두곡들이 있습니다. 이 두 지역의 수많은 학생들이 유학중인 대학도시 꼬임브라(Coimbra)에서는 그들의 파두를 나름대로 소화시켜 꼬임브라 파두라는 장르를 재창조 해냈는데, 이 꼬임브라 파두는 사랑의 세레나데로 남학생들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바치는 헌정가입니다. 리스본 파두와는 좀 거리감이 있지만, 파두 본연의 감성을 나타내는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꼬임브라 파두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주제 아폰소(Jose Afonso)가 있습니다.

 '기타하'(guitarra)라고 불리우는 열두줄을 가진 포르투갈 기타와 오라반주에 실어서 인생의 비애, 실연, 고향을 떠난 외로움등을 전했던 파두. 참고로 한이 투영된 애절한 보컬에 다소 중성적인 목소리로 리스본 파두의 맥을 이어가고 잇는 대표적인 주자이며 여성 아말리아 로드리게스라고 평해지고 있는 까마네(Camane)의 노래 가운데 기타하라는 곡을 보면 파두음악의 근원적인 슬픔을 대변하는 악기가 바로 기타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브라질의 작곡가 빌라 로보스의 말처럼 음악은 다른 어떤 예술영역보다 지역이나 토양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볼때 이 포르투칼의 민속음악 파두는 그들의 애환이나 민족적 감성을 우리가 어느정도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를 준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것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청승맞게 들릴 우려도 있지만요.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뒤를 잇는 신세대 파두 가수들의 활약덕분에 파두는 아직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후계자로 거론되며 안드레아 보첼리와도 뚜엣으로 노래할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둘쓰폰뜨스(Dulce Pontes), 기타하(guitarra) 외에도 아코디언, 첼로, 신디사이저 등 다양한 악기를 도입해 파두를 현대적인 모습으로 발전시켜가고 있는 베빈다(Bevinda), 미샤(Misia)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아름다운 신세대 파디스타들 덕분에 영어권의 팝음악이 전세계 음악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지금, 빠르게 변화해가는 문화 환경속에서도 자신들 고유의 향기를 잃지 않으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껴앉으려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음악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파두(Fado).
전통을 현대화하는 그들의 노력이 그들 음악의 독특한 멋과 향기를 세상에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이 아닐까요.
 이 봄 그들의 감성에 한발짝 다가가보는 그런 시간을 가져보세요.




흐르는 곡: Amalia Rodrigues 의 Triste Sina (슬픈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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