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뱅이 나서 자람 唱 : 서산낙조 떨어지는 해는 내일 아침이면 다시 돋건마는 황천 길은 얼마나 멀게 한번 가며는 못오느냐. * 에 ~ 에헤이 에헤이 이미 타 어허야 염불이 로다. 詞 : 옛날 서울 장안에 이 정승 김 정승 최 정승이 재산은 많으나 슬하에 일범 혈육이 없어서 명산대찰에 가서 불공이나 드려서 아들 딸 낳겠다고 명산대찰을 찾아 가는데 唱 : 목욕제계를 고히하고 세류같은 가는 허리 한 임 이불을 덤북이고서 산천기도들어간다 산천기도를 들어간다. 가다 오다 오동 나무요. 오다 가다 가닥나무, 한 줌 덤벅 쥐엄(전) 나무 요 이 나무 저나무 노가지 향나무 왜철쭉 진달래 만발했는데 치어다 보느냐 만학천봉 굽어 실피니 백사지로다 허리굽고 늙은 장송 광풍을 못 이겨 반춤 춘다. 詞 : 이렇게 삼 부인이 명산대찰 찾아가서 아들 낳게 해 달라고 빌고 정성을 드렸더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삼 부인이 그달 부터 벳속에 무엇 하나씩 생기던가 보아요. 하루는 삼 부인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꿈 이야기 판이 버러졌는데 제일 먼저 이 정승 부인께서 한 마디 하는데 (아리구 난 저번 때 꿈을 꾸었는데 갑자기 하늘이 쩍 벌어지더니 달 세개가 떨어지길래 달 세개를 치마폭에다 싸 가지고 온 이런 꿈을 꾸었는데 어째 그런지 요즈음 그저 골머리가 자끈자끈 아푼게 그저 먹고 싶은 건 시금털털한 개 살구나 먹었으면 좋겠어요) 이 때 김 정승 부인이 있다가 하는 말이 (아이구 나도 저번때 꿈을 꾸었는데 하늘이 갑자기 떡벌어지더니 달 네 개가 뚝 떨어지길래 달 네개를 받아 본 이런 꿈을 꾸었죠) 또 최 정승 부인 께서 하는 말이 (아리구 나도 저번 때 꿈을 꾸었는데 꿈에 하얀 백발 노인이 달비 한쌍을 주길래 달비를 받아서 치마폭에다 배배 틀어 넣는 이런 꿈을 꾸었는데 어쩐지 나도 요즘은 골머리가 자끈자끈 아프고 먹고 싶은건 시금털털한 호박짠지나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어요) 삼부인이 그달부터 태기가 있어 한두 달에 피가 되어 다섯 여섯 달에 오장 육부가 생겨 가지고 아홉 열 달에 세상 밖에 고이 나오게 되었는데 삼부인의 배가 그냥 남산만 해 젔어요. 제일 먼저 이 정승 부인 께서 아이를 낳는데 이 양반의 성질이 깍쟁이가 되어서 아이를 이렇게 낳습니다. 唱 :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여보 영감 아이구 배야 (아기우는 소리)응애 으애 ''' ''' ''' . 이렇게 세 집에서 아이를 하나씩 낳는데 이때에 밖에서 정승이 보니까 자기 부인이 아이를 낳는데 얼른 들어가서 아들인가 딸인가 보았느면 좋겠지만 어디 그럴수야 있읍니까? 그래서 이웃집 할머니를 모시러 갔어요 정승 : 여보 할머니 께십니까? 할머니 : 아이구 그누구요 정승 : 할머니 우리 마누라가 뭘 낳는데 할머니가 와서 좀 봐 주세요 詞 : 그래서 할머니가 얼른 건너 왔지요 (아이고 그저 아들이나 하나 쑥 낳았으면 좋으련만 그런데 나는 눈을 말갛게 뜨고도 못 보는 맹관이니까 아들인가 딸인가 요 손으로 모조리 흝어 보아야 알겠쇠다. 아이구 요런 놈의거 뭘 하나 달구 나왔더라면 좋을 것을 한강에 배 지나간 자리를 하나 낳았네) 이렇게 세 집에서 집집마다 하나씩 낳기는 낳았는데 신수가 불행턴지 한 집은 딸을 낳고 한 집은 계집애를 낳고 또 한집은 여자를 낳았어요. 그래서 이름을 어떻게 짖는고 하니 이 정승의 딸의 이름은 태몽 꿈 꿀 적에 달 세개를 받아 보았다고 해서 세월네라고 짓고, 김 정승 의 딸은 태몽 꿈 꿀 적에 달 네개를 받아 보았다고 해서 꿈을 따라 네월네라고 짓고 최 정승네 딸의 이름은 백발노인한테 발비 한쌍을 받아서 치마폭에 배배 틀어 싸ㅅ다는 꿈을 꾸고서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배뱅이라고 이름을 지었지요. 세월네 네월네 배뱅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물을 준 외 자라듯 자라나 서너 살 되고 보니 하루는 삼정승이 자기 딸들을 안고 좋아서 둥둥 타령을 한번 해 보는데. 唱 : 둥 둥둥 내 딸이로다 둥 둥둥 내 딸이야 네가 어디서 생겨났나 네가 어디서 생겨났나 둥 둥둥 내 딸이야 명산대찰에 불공을 드려서 아들 낳자고 불공드려 딸이란 말이 웬 말이냐 둥 둥둥 내 딸이야 네가 이렇게 고울 적엔 너의 어머니는 얼마나 예쁘랴 둥 둥둥 내 딸이야 딸일망정 고이 길러 외손봉사하여 볼가나 둥 둥둥 내 딸이야 詞 : 이렇게 길러 앞 집의 세월네 뒷 집의 네월네는 잘 자라 가지고 시집가서 아들딸 낳고 잘 사는데 가운데 집 배뱅이는 늦게 시집을 못 가고 있다가 좋은 가문에 약혼해 놓고 예장 혼수 비단을 많이 받아놓고 낮에는 바느질하고 저녁에는 물레질 하면서 시집 갈 준비를 하고 있을 적에 때 마침 금강산 절의 어여쁜 상좌 중이 걸립을 나려 왔다가 마침내 배뱅이네 집 문앞에 와서 걸립을 하게 되었어요 (소승 문안이로 소이다.) --------------------------------------------------------------------------------
2. 상사병으로 죽음 唱 : 일심으로 정념은 극락 세계라 보홍오 오호 오홍이 어 아미로다 보홍오........ 염불이면 동창 시방에 어진 시주 님네 평생 심중에 잡순 마음들 연만하신 백발노인 일평생을 잘 사시고 잘 노시다 왕생극락을 발원하시고 죽음 길에도 노소있나 늙은신네나 젊으신네나 늙으신네는 먼저 가고 젊은 청춘 나줄갈 제 공명천지도 하느님 아래 흘러가는 물이라고 선후 나중은 있겠구려 수미산천 만장봉에 청산녹수가 내리는듯이 차례야 차례로만 흘러 시왕 극락으로 내리소서 나무아미 로다 아하 에 ~ 나무아미 타불이로다. 詞 : 이렇게 염불 한 마디를 했는데 배뱅이가 비느질을 하다말고 염불소리를 듣고 내다보니까 어떤 어여쁜 상좌중이 염불을 하는데 염불도 잘하고 아주 본떼있게 잘 생겼어요. 배뱅이는 바느질을 내던지고 상좌중만 엄하니 내다 보고 있을 적에 상좌중이 안방을 보니까 어여쁜 아가씨가 자기를 내다 보고 있는데 얼마나 잘생겼던지 간에 상좌중이 그 배뱅이를 보고서 당장 그 자리에서 녹아 가지고 염불하다 말고 아주 녹았죠. 염불 한 마디를 또 해 보는데 唱 : 억조 창생 만민 시주 님네 이내 말을 들어 보소 인간 세상에 나온 사람 빈손 빈몸으로 나오셔서 물욕탐심을 내지 마시오 물욕탐심은 기불탐이오 백년탐물 일조진이라 아하하 아하 아 헤나네 ... 시주하오 시주하오 시주 시주 詞 : 이렇게 녹아 가지고서 염불이고 걸립이고 다 그만주고 강원도 금강산 절로 가서 밤 낮으로 생각을 하느니 그 아가씨 그 배뱅이 생각만 하다가 결국은 그만 상좌중님께서 배뱅이 때문에 병이 나서 거진 죽게 되었어요. 하루는 그 절의 주지가 병세를 물으니까 상좌중이 대답하기를 (아무 때 연분에 어느 동리 에서 본 배뱅이 때문에 병이 났읍니다) 한단 말이야요. 이갓을 알아 가지고 이 변든 상좌중 살릴 계교를 꾸미는데 산에서 사리나무를 베어다가 채독을 결을랴고 산으로 싸리나무를 베러 올라가는데. 唱 : 싸리나무를 베어 보자 싸리나무를 베어 보자 이 가지 덤뿍 싸리나무 저 가지 덤뿍 싸리나무 싸리나무를 베어다가 우리 상좌중 살려를 보자 싸리나무를 베어보자. 詞 : 이렇게 싸리나무를 베어다가 채독을 결어 가지고 그 채독 속에다 병든 상좌중을 집어 넣어 가지고 겉을 종이로 잘 발라서 여러 중들이 채독을 걸머지고 배뱅이네 집을 찾아 가겠다. 唱 :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배뱅이네 집을 당도했네. 어서 가자 바삐 가자 배뱅이네 집을 찾아 가자. 당도했네 당도했네 배뱅이네 집을 당도했네. 詞 : 이렇게 중들이 채독을 걸머지고 배뱅이네 집을 찾아가서 주인을 찾는데 僧 : (주인장 계십니까?) 主人 : (예 - 있읍니다) 僧 : (우리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중들인데 밀가루 한 태독을 걸립했는데 이 밀가루는 우리 절에 불공드릴 때 쓸 밀가루이오니 정승댁에 제일 깨끗한 방에다 좀 두었다가 주십시오)하니까. 배뱅이 아버지야 채독 속에 중이 있는 것을 모르고 밀가루 채독이라고 속이고 부탁을 하니까 배뱅이 아버지는 정말 밀가루가 있는 줄 알고 자기 집 제일 깨끗한 방에다 갖다 둔다는 것이 자기 딸 자는 배뱅이 방에다 갖다 놓아 두게 되었어요. 그런데 배뱅이 방에다 갖다 놓아 둔 채독속에 있는 상좌중님 께서는 한밤중쯤 되니까 두눈을 멀뚱멀뚱하고 있는데. 배뱅이가 예장 혼수 받아 놓고 물레질을 하다가 생각 나기를 낮에 중들이 왔다 갔다 하던 생각을 해 보니까 아무 때 연분에 자기 집에 동냥왔던 상좌중의 생각이 나서 그저 시름 없이 물레질을 했어요. 唱 : 삼승 십이승 나서 어느 낭군 의복을 해 주나 보고지고 보고지고 상좌중이 보고지고. 詞 : 아 - 그 상좌중이 채독 속에서 듣자니까 그 여자가 소리를 한단 말이야요. 올치 내가 죽기는 매 일반인데 저 소리를 한 마디 받아 보고 죽든가 살든가 하고 한 마디 해 보는데. 唱 : 보고 싶으면 제가 와서 보겠지 그립다 사정을 눌다려 하나요. 詞 : 아이구 배뱅이가 깜짝 놀랐어요. 자 - 채독 속에서 소리가 나는데 밀가루라고 했는데 소리가 나니 이상해요 그 때 배뱅이가 무섭기도 하고 이상해서 사방을 보아가면서 또 한 마디 해 보는데. 唱 : 귀신이 와서 흉내를 내나 사람이 와서 흉내를 내나 보고지고 보고지고 상좌중이 보고지고 네가 진정 사람이면 이 소리 한 마디만 더 받아주렴. 詞 : 이 때 상좌중이 또 항 마디 해 보는데. 唱 : 네가 진정코 날 보고 싶거든 채독 뚜껑을 열고 보아라. 詞 : 그 때 배뱅이가 은장도를 꺼내 놓고 자세히 보니까 아무때 연분에 자기 집 동양 왔던 상좌중이 분명해요 그래서 두 남녀가 노는데 낮에는 채독 안에다 중을 집어넣고 밤에는 채독 밖에다 중을 꺼내 놓고서 둘이서 자미 있게 놀다가 하루는 상좌중이 하는 말이 (자 - 여보시요 이렇게 부모님 눈을 속여가지고 우리가 살 도리가 없으니 나는 저 황해도 봉산에 가서 걸립이나 많이 해 가지고 명년 이삼월에 돌아올 테니 그때 만나서 우리 한번 잘 살도록 해 봅시다) 이렇게 언약을 단단히 하고서 상좌중은 황해도 봉산으로 떠나 갔는데 배뱅이는 명년 삼월은 커녕 2. 3년이 지나도록 기다렸어도 상좌중이 소식이 없어요 그만 기다리다 못해 배뱅이가 상사병 증세로 병이 깊어 죽어갈제. 唱 : [무장단] 강원도 금강산에 상좌중이 어디를 가고 날 살릴 줄을 왜 몰라요 명년 삼월이면 오마던 상좌중이 어디를 가고 나죽는 줄 몰라 주나. 唱 : [휘몰이 장단] 이때에 황천에서 일직사자 월직사자 감북사자 축부사자 배뱅이 잡으러 나올 적에 위 영이라 거역하며 뉘분부라 어길소냐. 詞 : 이 때에 배뱅이 아버지는 배뱅이를 살리겠다고 바깥으로 나간 후 배뱅이 어머니 혼자 배뱅이 병세를 보고 있을 적에 배뱅이 하는 말이. (어머니 어머니 나는 가요 빨리 부엌에 나가서 신 세 켤레 무명 아홉 자, 밥 세 그릇 빨리 준비 하십시요 나는 가요 어머니 나는 가요 어머니.) 두어 마지 흑흑 하더니 보장 보고 눈 한번 힐끗하고 슬적 돌아 눕더니 배뱅이가 그냥 빳빳해지지 않았겠어요 이 때에 배뱅이 어머니 너무도 기가 막혀서. 唱 : (3박)이애 배뱅이야 이애 배뱅이야 죽단 말이 웬 말이냐 느 오마니 느 아바지를 두고 혼자 간다니 웬 말이냐 혼자 간다니 원말이냐 詞 : 이렇게 울다가 밖에 니ㅏ가서 배뱅이 마버지 돌아오나 하고 지켜 서 있는데 이 때에 배뱅이 아버지는 나가서 퀴퀴한 건재 약첩이나 지어 가지고 막걸리 집에 가서 막걸리를 잔뜩 먹고 이양반이 잔뜩 취해가지고 들어 와서. 父 : 여보 마누라 마누라, 약 지어 왔네 약. 아니 여보 이게 웬 일이요 응 아 왜 그래 배뱅이가 어떻게 됐나 여보 배뱅이가 어떻게 됐어 응? 母 : 여보시오 배뱅인지 무엇인지 세상이 매생이오 매생이 팔아 당도리를 사주셔도 몰라요 어서 들어가 보시오 父 : (배뱅이 아버지는 얼른 들어오더니 배뱅이가 자는 줄 알고)이애 배뱅아 약 지어 왔다 이애 배뱅아 약 먹어라 응? 아이구 아니 이거 어떤 놈이 장작개비를 먹여 죽였느냐 요렇게 아래 위가 빳빳하구나 어 이게 웬 일이냐 - 어 ...... 唱 : (3박) 배뱅아 배뱅아 우리 배뱅이야 약 봉지도 쓸데 없고나 약 지어 온것도 쓸데 없고나 곁에 있던 약탕관을 집어 내던져 버리고 앙천통곡 울음을 우네 詞 : 이렇게 배뱅이가 죽어버리고 말았으니 열 두 매끼 졸라 가지고 상체에 올려 놓고 서른 세 명 상두꾼이 배뱅이 상여를 둘러 메고 북망산천 떠나 가는데. 唱 : (상여소리) 너너 너너 너거리 넘차 너너 1. 배뱅이 어머니 거동보소 행주치마를 눈에다 대고 허방지방이 나오면서 이애 배뱅아 말 들어라 너 오만 너 아반 여기다 두고 혼자 간다 웬 말이냐. * 어화 넘차 너너. 2.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오대산이 평지가 되고 대해 강수가 말라 져서 먼지가 날 적에 돌아오며 병풍안에 그린 닭이 짜른 목을 길게 빼고 꼬꾜 울 적에 돌아를 오나. * 너너 너너 거거리 넘차 너 너어. 3. 북망산천이 멀다더니 오늘 내게 당해서는 대문 밖이 북망신이라. 어화 넘차 너너 * 너너 너너 너거리 넘차 너 너어. 4. 삼천 칠백 리 들어갈 제 서풍이 불면 동으로 가고 남풍이 불면 북으로 갈제 북풍한설 찬바람에 눈물이 앞을 가려 못 가겠네. 어화 넘차 너 너., * 너너 너너 너거리 넘차 너어. 5. 참천 칠백 리 들어갈 제 이승 강도 서른 세 강 저 승 강도 서른 세 강 칠성 강도 서른 세 강 아흔 아홉 강 건너서니 백사장 세모래밭에 손 발이 시려서 나 못 가겠네. 어화 넘차 너너. * 너너 너너 너거리 넘차 너 너. 6 일직사자 손을 끌고 월직사자 등을 치네. 어화넘차 너너 * 너너 너너 너거리 넘차 너 너. 구사당에 하직 하고 신사당에 허배하네 * 어화 넘차 너 너 먼데 사람 듣기 좋게 가까운데선 보기 좋게. * 어화 넘차 너 너 상여 소리 발 맞추어 상여 소리를 불러 보세. * 어화 넘차 너 너 높은데는 낮아 지고 낮은데는 높아질제 허방 지방 올라 가니 북망산천이 여기로세 * 어화 넘차 너 너. 해 설
내용이 너무많아 메모장에 넘치는 관계로 관리자가 임의로 상 . 하로 나누었습니다. 1. 배뱅이 혼령 위로 굿 詞 : 이렇게 배뱅이를 북망산천에 갔다 깊이깊이 묻어 놓고 집에 돌아와 배뱅이 부모님은 눈물과 근심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하루는 두 늙은이가 하는 말이 (자 - 우리 재산 두어 두면 무엇에 쓰겠소 배뱅이 하나 죽었으니 우리 각 도 부당들이나 불러서 배뱅이 죽은 넋이라도 한번 더 들어 봅시다) 이렇게 굿을 하기로 의논을 하고나서 굿한다고 광고를 냇더니 무당들이 모여 드는데 오천 칠백 일흔 두명이 모여 들었단 말이야요. 배뱅이 아버지가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이 여러 무당들이 다 굿을 했다가는 있는 재산이 아무리 많다 해도 굿하고 나서 거지가 될 판이야요 그래서 그 동중에 제일 부질부질하고 싸움 잘 하는 청년 하나를 불러 가지고. (이 여러 무당들이 굿을 하는데 그 무당 중에서 굿을 잘하는 무당이면 주어 주고 잘 못하는 무당이면 당장 네가 내쫓아라) 이렇게 무당 점고를 하는데 제일 어린 황해도 무당이나 저 평양 무당이 한마디 해 보겠다. 唱 : 나무아미 타 불이로다 詞 : 가만히 보니까 무당이 너무 점잖게 한단 말씀이야요 (그 무슨 굿이 그렇게 점잖어요 굿을 할랴면 말예요 이렇게 점잖게 해야지) 唱 : 어 - 에야 오늘이야 가을이면 봄 보자 봄이면 가을 보자 어 - 어야 괘심 하구나. 詞 : (아 이렇게 해야지 아주 너무 점잖아서 틀렸어요 나가요) 이 무당은 그만 점잖게 했다고 쫓겨 나갔지요. 다음 무당은 점잖은 부당이 쫓겨 나갔으니 나는 들어 가서 한번 까불면 괜찮을 것 같아서 한번 까불어 보는데. 唱 : 나무아미타불이로다. 온다고 하기도 제면쩍고 간다고 하기도 부끄럽소 나무아미 타 - 불이라 요렇게 왔다 조렇게 갈걸 낸들 당초 왜 왔던가 나무아미 타 - 불이라. 詞 : 여보 당신 너무 까불어 틀렸어 나가요 (내 글럴 줄 알았죠) 이렇게 그만 까불다 쫓겨 나갔죠. 다음 무당은 저 황해도 해주 무당인데 보혈 굿을 한마디해 보는데 唱 : 보혈야요 보혈야요 가망마노라 보혈야요 높은 남게 황실래요 얕은 남게 청실래요 황밤 대추 시실과는 제후지신의 차지로다. 보혈야요 보혈야요가망마노라 보혈야요. 詞 : 아니 배뱅이 혼이 와야지 보혈이만 찾으면 되나요 나가요 또 쫓겨 나갔죠. 요다음 무당은 강원도 두뫼 산골 무당이 한마디 하는데. 唱 : 에라 임금 만세라 에라 임금 만세라 오늘날에 오늘날에 원하는 금일 원하는 금일 사바세계 사바세계 남섬부주 남섬부주 해동제일 우리 나라 에라 임금 만세라 에라 임금 만세라 오늘날에 이댁 가충 금년신수가 대통할 제 에라 임금 만세라 에라 임금 만세라 詞 : 이 무당 또 쫓겨 나갔죠 다음 무당은 서울 무당이 서울 굿을 하는데. (무당공수) 에 - 어구자 아주 제길 할 것 하위동방 굽어 보니 뿌연 막걸리 한잔 없고 원산 말뚝 하나 없고 쓸쓸하구나 에 그렇지만 우리 대감이 唱 : 멋이 멋대로 뚝 떨어져서 우리 대감이 내려를 왔네 우리 대감이 내려와서 은산에 가서 은을 지고 금산에 가서 금을 지고 업어 드리고 져드려라 재수소망을 섬겨주마 덩기 덩기 덩덩 덩더쿵아 쳐라 얼사. 詞 : 이렇게 여러 무당들이 굿을 해도 배뱅이 혼이 도무지 아니 와서 배뱅이 부모님은 안방에서 병이 나 누워 있으면서 굿청에는 내다 보지도 않고 속을 태우고 있을 적에, 이때 마침 저 - 평양의 어떤 한 재산가의 아들로 재산은 기생 놓음에 다 털어 먹은 건달 친구 하나가 노자냥이나 가지고 강산유람차로 떠났다가 마침 온다는 것이 배뱅이 굿하는 동리를 우연히 당도하여 어느 주막거리에 앉아서 한 쪽을 바라보니까 조그마한 오막살이 막걸리 집이 있단 말이야요. 그런데 이 간달 친구 돈냥이나 가지고 떠났던 것은 다 없어지고 배는 고픈데 야단 났어요. 에라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니 들어가 한 잔 달래 먹고서 나중에 경을치든가 어떻게 할 작정으로 찾아 들어갔죠. (건 달) [여보 할머니 집에 계십니까?] (할머니) [아이고 그 누구요?] (건 달) [할머니 그 술 한잔 주소고레] (할머니) [아 - 그래요] 詞 : 술 한 잔 갔다 주었지요. 바가지로 갔다 주니까 건달 여석이 한 모금에 쭉 - 마시고 보니까 범 모기 잡아 먹은 것 같고 고래 건지 잡아 먹은 것 같아 더먹고 싶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이 때 마침 사방을 둘러보니까 아무도 없어요 에라 강제로 좀 더 뺏어 먹을 작정으로, (건 달) [할머니] (할머니)[왜 그러나] (건 달) [지금 먹은 술 외상인데 외상에 몇 잔 더 주소고레] (할머니) [아니 뭐 외상? 외상 요런놈 보아라 요런 장내 부자가 되어 늙어 죽을 놈 같으니 아니 술 외상 외상?] (건 달) [아이 할머니 술 와상 안주겠어? 외상 안주면 재미없어] (할머니) [아이구 얘야 다 먹어라 다 먹어 다 먹어 고놈의 눈에 핏줄이 왔다 갔다하는 게 아무 때라도 사람 잡아 먹고 피똥 쌀놈의 자식이로구나]하니까. 詞 : 이 건달 친구가 막걸리를 동이째 들이마시고서 한참 술 주정을 해 보는데 [할머니야 세상이 이게 다 뭐요 한 잔 먹고 보니까 이게 다 경우가 있어야 되는 법이야 에 ~ 에 끽 사람이 말이야 한 잔 먹을 때는 먹고 놀고 춤 출때는 춤을 추고 할머니 응] 이렇게 한참 주정을 하다가 보니까 뒷 동리 큰 기와집에서 아 - 북 치고 장구 치고 야단 법석 하는 소리가 나단 말씀이야. (건 달) [할머니 저 동리에서 왜 저렇게]
(할머니) [야 이 자식아 난 그 이야기만해도 눈물부터 난다 그 집으로 말하면 서울 장안에 이 정승 김 정승 최 정승이 명산에 기도 하여 앞집에 세월네 뒷집에 네월네 가운데집 배뱅이를 낳았는데 세월네 네월네는 시집을 가서 아들 딸 낳고 잘 사는데 가운데ㅅ 집 배뱅이는 늦도록 시집을 못 가고 있다가 좋은 가중에 약손해 놓고 예장 혼수 비단 까지 받아 놓고 그만 배뱅이가 죽었단다. 불쌍히 죽었지 불쌍히 죽었어 엉엉 어...엉] (건 달) [할머니 그 뭇엇을 그렇게 울어요 예장 받아 둔 것 이런 것 다 잘알아요] (할머니) [얘 배뱅이가 예장 받아 둔 비단이 여러 가지다] (건 달) [무엇 무었입니까] (할머니) [얘 이렇게 여러 가지야 달이 돋아 월광단 해가 돋아 일광단 길주 명천 회령주 명주 세필 삼동주 흑공단 목공단 만수청산 운무단 제갈공명 와룡단 연안자주 흰자주 해주자주 남자주 이렇게 여러 가지이고 또 그 옥양목 버선이 백 켤레나 된단다] (건 달) [할머니 그뿐이던가요] (할머니) [왜 그뿐이겠나 배뱅이가 세살 적에 배뱅이 할아버지가 배뱅이 귀엽다고 나가 놀면 나가 놀라고 한 푼 주고, 들어와 놀라고 한 푼 주고 울면 울지 말라고 한 푼 주고 잘 놀면 잘 논다고 한 푼 주신 노랑 돈 아흔 아홉 냥 일곱 돈 칠푼 오 리 꼭 꼭 묶어서 종털바구니 속에 넣어 두고 죽었단다 불쌍히 죽었어 불쌍히... 얘 너 지금 소리 깨나 할 줄 아니 그럼 말이야 그 집에 가서 굿 해 가지구 돈벌어서 올 때에 내 술값이나 좀 갚아라 응 - ] (건 달) [할머니 안녕히 계십시오 내 술값은 오다가 갚아 드릴께요.] 詞 : 이 건달 청년 그 소리를 할머니에게 다 알았으니까 빨리 배뱅이네집을 찾아가서. (건 달) [여보시오 거 나 굿 한거리 합시다]했더니 詞 : 그 집에 있는 여자 무당들이 박수 무당이라고 영 굿을 시켜 주지를 않아요 이 건달 청년이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배뱅이 내력을 술집 할머니한테 다 알았으니 무당 소리나 한 마디 잘하고 호통을 한 마디치면 굿 한 거리 하라고 할 것 같아서 굿청으로 뛰어 올라가면서 평양 무당 소리를 한 마디 해 보는데 唱 : 에 ~ 에 ~ 에 ~ 어이 어 ~ 이 어떠한 무당이며 어떠한 성신이 온줄 알았더냐 앞다리 선각에 뒷다리 후각에 양지머리 칼 꽂고 줄 풍류 가락에 놀던 무당이 왔다고 여쭈어라 詞 : 이때에 여자 무당들이 가만히 보니까 정말 무당이란 말이야요 그래 한 여자 무당이 나와 비는데 唱 : 쇠 술로 화식 먹는 인간이 모르는 건 많고 아는 것 없사와 신장님 오시는 길에 길맞이 못한 것을 용서 하여 주옵소서 詞 : 나오며 비는 걸 보니까 되기는 될 모양이란 말이야요 그래서 이 건달 친구가 또 한 마디 대답을 해 보는데 唱 : 너희가 정 그렇다면 장삼 고깔 부채나 한 벌 내다 주면 내 성수대로 한 거리 놀고 가겠노라. 詞 : 고깔 장삼을 내다 주니까 이 건달 친구 고깔 쓰고 장삼을 입고 나니 그럴 듯한 무당이 되었단 말이야요. 자 - 그런데 이제 부터 배뱅이 혼이 왔다고 한 마디 해야 될 모양인데 배뱅이 혼이 왔다고하면 첫째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를 찾아 내야 배뱅이 혼이 왔다는 표시가 되겠는데 여러 구경꾼 가운데 어느게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이 청년 슬적 수단을 한번 꾸며 보는데 배뱅이 혼이 왔다고 한번설게 울면 그 중에 제일 설게 우는 사람이 있으면 눈치 봐서 가서 부여잡고 사정을 해 볼 작정으로 배뱅이 혼이 왔다고 이렇게 우는데 唱 : 왔구나 왔소이다 왔소이다 불상히 죽어서 황천 갔던 배뱅이 혼신이 평양 사는 박수무당의 몸을 빌고 입을 빌어 오늘에야 오늘에야 왔소이다 오마니 오마니 우리 오마니는 어디 가고서 딸 자식 배뱅이가 왔다고 하는데도 모른 체하나요 살았을 적 같으면 내가 어디를 갔다 온다면 우리 오마니가 나를 보고서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화다닥 뛰어서 나오련만 죽어지고서 길 갈라서니까 쓸 곳이 없구려 오면은 온 줄 얼며 가면은 간 줄 아나 오만지 오마니 어디갔소 오마니 으흐.....응...... 詞 : 때마침 함경도집 할머니가 와서 있다가 하는 말이 (함경도집 할머니) [왔대이 왔대이 네 무시기 왔대이 배뱅이 혼이 왔거들랑 하고 싶은 말 다 하고서 가겠지비야] 詞 : 말씨를 듣고 보니까 사투리가 함경도 사투리야요(오 요것은 배뱅이 어머니가 아니로구나) 눈치를 채고 또 한마디 해 보는데. 唱 : 우리 오마니는 어디를 가고 함경도집 할머니가 나오시나요 함경도집 할머니 그지간 기체후 일향만강 하옵니까 나는 죽어서 육신은 북망산천에 깊이 깊이 묻혔건만 영혼이야 죽었으며 나자든 침방이야 변했겠소. 내가 시집가려고 할 적에 박아 둔 비단 달이 돋아 월광단 해가 돋아 일광단 길주 명천 회려주 명주 세필 삼동주 흑공단 목공단 만수청산 운무단 바리바리 받아 둔 것 배뱅이 혼이 꼭 왔으니 나 보는데 박수무당 앞에다가 다 내다 줘요 오마니 오마니 오마니 모마니.... 예장 받아 둔 비단이라도 다 내다주면 황천에 가서 오마니 보고풀 적에 이따금씩 꺼내놓고 오마니 본듯이 보겠으니 빨리빨리 내다 줘요 오마니 오마니..... 詞 : 함경도집 할머니가 다시 듣고 보아도 배뱅이 예장 받아 둔 것까지 찾아 내는 걸보니까 이것은 정말 배뱅이 혼이 꼭 온 것 같아서 안방에 들어가서 하는 말이 (아이고 배뱅이 오마니 빨리 나가 봐요 이것은 정말 배뱅이 혼이 왔읍지비야)하니까 배뱅이 어머니가 얼른 나와서 박수 무당 뒤에 서서 귀를 대고 듣는데 이번에야 정말 내 딸 배뱅이가 왔나 안 왔나 하고 들을 적에 이 건달 천년은 주막집에서 들은 대로 한참 사정을 하던 때라. 唱 : 반갑고 반갑구려 고향 산천이 반갑구나 고향 산천 초목들도 나를 보고 반기는데 우리 오만 아버지는 어디를 가고서 딸지식 배뱅이가 온 줄을 물라 주나요 오만 아버지가 날 이렇게 괄세를 한다면 내가 자라 날적에 우리 할아버지가 나를 귀엽다고 나가 놀면 나가 놀라 한 푼 주고 들어와 놀면 들어와 놀라 한푼 주고 잘 놀라고 한 푼 주고 울면 울지 말라고 한 푼 주신 노랑돈 아흔 아홉 냥 일곱 돈 칠 푼 오 리 꼭꼭 묶어서 종털바구니 속에 넣어 둔 것이라도 다 내다 줘요 오마니 오마니 야속하고도 무정해요 불초여식 딸 지식이라고 너무도 괄시가 심하외다 오마니 오마니. 詞 : 배뱅이 어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얼마나 슬프던지 울음보가 급하게 터져 나오는데. 唱 : (어머니)아이고 내 딸이야 내 딸이야 내 딸이야 살아서도 정신이 좋더니 죽어서도 정신이 그대로 있구나 내 딸이야 여보 영감 빨리 나와요 이번에야 정말 내 딸 배뱅이 혼이 꼭 왔소 빨리 나와요 빨라 나와 唱 : (건달)오마니 날 같은 불초여식은 길러서 무엇에 쓰려고 길렀나요 오만 아바지 신세를 만분지일이라도 갚자고 했더니 나는 죽었소이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며 당상학발 늙은 양친부모 두고 가는 나는 가고 싶어 가겠나요 나는 내 명에 죽었소이다. 조금도 슬퍼 말고 잘 계시오 오마니 오마니 마지막 왔다 가는 길에 오마니는 보았으나 아바진 어데 갔소 아바지 아바지 얼굴이라도 보고 갑시다 아바지 아바지 ------ 詞 : 배뱅이 아버지는 나와 서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 점잖은 체모에 목을 놓고 울지는 못하고 배만 두꺼비 배처럼 불룩불룩 하다가 울음을 우는데 [이애 배뱅이 그까짓 예장 옷감이 다 무엇이냐 너의 애비 너의 에미 다 잡아가고 우리집 기둥뿌리 까지라도 다 빼 가거라] [야 이거 정말 뻐근하구나] 이렇게 울며 나와 섯는 걸 보니까 두 늙은이가 배뱅이 오마니 아바지가 분명하단 말이야요. 이렇게 눈치로 다 찾았는데 건달 무당이 한 쪽을 바라보니까 어떤 젊은 여자가 둘이 어린애를 등에다 업고 와서 자꾸 울고 있어요 가만히 눈치를 보니까 (옳지 배뱅이가 자라날 적에 앞집에 세월네 뒷집에 네월네가 같이 자라났다더니 아마 저 애들이 세월네 네월네가 저렇게 와서 울고 있나 보다) 저 애들을 불러 만나 보아야 배뱅이 혼이 왔다는 표시가 분명히되어서 배뱅이네 재산을 좀 더 뺏어 갈 작정이란 말이야요. 唱 : 오마니 또 한가지 분하고 원통하외다 나 자라날 적에 자고 깨면 먼산에 달래 캐기 춘산에 나물 캐기 하면서 죽자 살자하며 같이 자라던 앞집의 세월네 뒷집의 네월네가 이 곁에 와 있으면서도 나를 모른 체하는 구려 세월네 네월네야 만나 보자꾸나 이리 좀 나오려마 만나 보자꾸나 너희가 오늘날 나를 만나 보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 간다면 내가 굿하고 돌아가는 길에 너희가 업고온 귀한 자식을 몽땅 다 잡아가겠다. 詞 : 아이구 세월네 네월네가 아이 잡아가겠다니까 무서워서 업고 온 아이를 썩 돌려 머리를 만져 보니까 아이 머리가 그냥 뜨끈뜨끈해요 고게 진종일 업고 있으니까 몸과 몸이 달쳐서 머리가 뜨거운 걸 이 그 무당귀신이 잡아가겠다니까 뜨거운 줄 알고 두 여자가 얼른 나와서 굿청에 떡 앉아요. 자 - 그러나 이름을 알수가 이어야지 唱 : 세월네 네월네야 나는 죽어서 북망산천에 가서도 아직 까지 이름을 고치지 않았다만 너희들은 나 죽은 후에 이름이나 고치지 않았느냐? 詞 : "이애 내가 이름을 왜 고치니 얘 나는 너 죽은 다음에도 세월네 세월네대로 그대로 있단다. 얘" 아 요게 세월네라고 할 적엔 저쪽에 앉은 건 네월네가 분명해요. 唱 : 세월네 네월네야 반갑구나 아까는 분한지심에 그리 하였지만 형제지간에 복은 못 주나마 어찌 화를 주겠느냐 동 방삭의 명을 빌고 강 태공의 나이를 빌어 선팔십 후팔십 일백육십을 점지해 주니 스승군자 속태우지 말고 부디 평안히 잘 살아라. 그런데 마지막 왓다 가는 길에 너희들에게 또 한 가지 애원이 있다. 우리가 서로 자랄 적에 자구 깨면 시냇가에 빨래질 가서 빨랫돌 위에서 멱 감으며 놀제 네 손목이 크냐 내 손목이 크냐 하면서 서로서로 만지면서 놀던 손목이나 한번 만져 보자구나. 詞 : (세월네 네월네) "얘 난 죽으면 죽었지 손목은 못 내 대겠다 얘." 또 동네 할먼네가 와 있다 하는 말이 "얘 세월네 네월네야 요건 정말 배뱅이 혼이 꼭 왔으니 어서 손목을 조금만 만져 보라고 해라" 부끄러우니까 세월네 네월네가 돌아서서 손목을 썩 내 대니까 唱 : 너의 손목을 만져 보니까 보들보들 한 손목이 살았을 적에 만지던 손목 그대로 변치 않았구나 다시 못 볼 세월네 네월네야 마지막 가는 길에 손목이나 한번 실컷 만져 보자구나 詞 : 섣달 그믐날 주부자루 주무르듯 주물럭 주물럭 막 주물렀죠. 아 구경꾼들이 가만히 보니까 괘씸해 박수무당 녀석 이 그 이상하다. 저녀석 저 무당녀석 정말 배뱅이 혼이 왔나 안왔나 한번 알아보자 하긴 한번 떠보자. 어떻게 하는고 하니 동네 갓을 모아다가 굿청에다 차근차근 올려 쌓아 놓고 제일 밑에다 배뱅이 아버지 갓을 갇다가 꽉 꽃아 놓고서 (동네청년) 이애 박수무당아 너 배뱅이 혼이 정말 왔느냐? (박 수) 네 꼭 왔습니다. (청 년) 그러면 바로 이 갓 가운데 네 혼이 왔다는 너의 아버지 갓 즉 배뱅이 아버지 갓이 이 가운데 있으니 너의 아버지 갓을 찾아 내거라 만일 못 찾아 내면 너는 당장 이 자리에서 즉사하리라 아이고 이거 야단 났어요 자 그많은 갓 중에 어느게 배뱅이 아버지 갓인지 알수가 있어야지요 꼭 죽었단 말이야요 엣다 내가 죽기는 매 일반인데 (갓을 모조리 찢어 버리면서 사방 눈치나 보다가 죽든지 살든지 할 작정으로 호통을 치면서) 갓을 한번 째 보는데 唱 : "에-괘씸하고도 괘씸하고나 양반의 갓과 상놈의 갓을 어디다가 함부로 섞어 놓았느냐 우리 아버지 갓 하나만 남겨 놓고 무두 다 찢어 버리겠다" "이 갓을 들고 보니 이 갓은 우리 아버지 갓이 아닙니다" 詞 : 쭉 쩨니까 저쪽에서 한사람이 있다가 "에이 쿠 내 갓 찢는데" 옳지 아마 여기 갓 임자들이 와 있나보다 눈치를 채고서 이번에는 사방을 슬슬 돌아 보면서 갓을 찢는데, 唱 : "이 갓을 들고 보니 이 갓도 우리 아버지 갓이 아니로구나" 詞 : 쭉 - 째니까 저쪽에서 또 한 사람이 "에이 쿠 내 갓 찢는다" 이번에는 빨리 빨리 째야 되겠어요 唱 : "이 갓을 들고 보니 이것도 우리 아버지 갓이 아닙니다" "이 갓을 또 다시 보자 제쳐 보고 뒤쳐 보아도 이것도 우리 아버지 갓이 아닙니다" 詞 : 갓 임자들이 가만히 보니까 갓을 모조리 내려 째는 걸 보니 그냥 두었다가는 배뱅이 아버지 갓 하나만 남겨 놓고 다 쨀 판이야요 그때 갓임자들이 죽-들어와서 "이애 네 갓은 네가 쓰고 내 갓은 내가 쓴다"하고 제가금 갓을 다 쓰고 달아난 다음에 한 복판에 큼직한 갓이 하나 남았는데 가만히 배뱅이 아버지 우는 동작과 여기 있는 갓을 보니까 이게 배뱅이 아버지 갓이 분명한것 같아서 들고 하는 소리가 唱 : 이 갓을 들고 보니 통영 갓 등사 사립에 공단 갓 끈공줄 넣어 접어 단 것이 내 솜씨가 분명하니 우리 아버지 갓이 분명하구나 먼지가 한 두께 묻었어도 털어 줄 사람 하나 없었으니 이 아니 원통하냐 詞 : 갓을 툭툭 털어요. "이애 요건 정말 배뱅이 혼이 꼭 왔구나" 이렇게 다 속이고서 배뱅이네 재산과 옷감 비단을 내 주니까 이 건달 청년이 돈 벌어 가지고 떠나가며 하는 소리가 唱 : 떠나간다 떠나간다 배뱅이 혼신이 떠나간다 에 ~ 헤 에헤 아미 타 ~ 어야 불이로다 잘 속았구나 잘 속았네 배뱅이 오만 아바지 잘 속았네 에~... 이번 굿에 돈 잘 번 것은 주막집 할머니 덕택이라 에~... 주막집 할머니 돈 받으소 천 냥 줄 돈을 만 냥 주오 에~... 평양 감염서 다 팔아먹은 재산 이번 굿에 반봉창 되었네 예 ~ 헤 에헤 아미 타 어야 불이로다. 해 설
이 배뱅이 굿은 1890년 평안남도 용강군 사람 김 관준이 처음 지어 그의 아들 김종조에게 가르쳤고 그의 동요인 이 인수로 이어져서 이 은관에게 계승 되었다. 현재 명창 이 은관의 창에 의해 문화재관리국으로 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 되었으며 지정 될 당시 조사 자료에 의한 순수 한 배뱅이 굿 그대로를 엮은 것이다. 배뱅이 굿의 구성은 황해도 민요인 산염불. 잦은 염불을 중심으로 해서 경기민요, 강원도 민요, 함경도 민요와 또한 경, 서도창이 다 들어 가는데 창자가 직접 아니리 식으로 설명을 해 가면서 부르는데 어떻게 보면 서도 창극화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나오는 노래를 보면 긴 염불, 잦은 염불, 뱃노래, 사설 난봉가, 회심곡, 장님의 독경, 장타령, 황해도 굿소리 상여소리. 서울의 왕십리 굿소리 등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굿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무속의 열두거리의 굿 놀음이 아니고 다만 사람이 죽어서 지너귀굿에 해당되는 대문만으로 재미있게 묘사한 서도 창극이라 할 수 있다. 미신 타파의 사상이 주입 되어 있지만 놀이에 불과하며 그런 의도는 아니고 주로 배뱅이라는 처녀의 죽은 넋을 달래는 내용의 구성진 놀이로서 관서 지방에서는 없어서는 아니 될 중요한 예술의 한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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