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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無念)

방살미 2018. 10. 9. 10:17


무념(無念)



우리가 산다는 것은 전부 생각의 흐름입니다.


생각, 그것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한 생각도 없을 때는 없습니다.


 

보통 중생의 세계에서는


무슨 생각이든지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내가 아무 생각도 안한다 해도


안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다 쉬어버리지 못한 것이고 텅 비웠다 해도


비웠다는 생각 역시 하나의 생각이거든요.


 

결국은 우리의 생각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생각 속에서 자꾸 흐르고 있다 이거지요.



 

이렇게 정처없이


자꾸 흘러가는


그 마음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인간들의 양상을 낳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웃고 울고 합니다.


생각 생각이 얼어나고 끊어지는 그것을


나고 죽는 것(生死)이라고 합니다.


 


정(定)에 들어서 무념(無念)이 되는데


생각이 끊어진 자리는


생각으로 도저히 들어가지지를 않습니다.



 

생각이 끊어지면


아무 생각이 없는 허공처럼


무정물(無情物)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희로애락 흘러가는


그런 머트러운 생각이 없다는 말입니다.



 

머트러운 생각이 없을 때


일어나는 생각을 쉴 때,


우리가 상념(想念)으로 느끼는


그 이상의 위대한 빛이 흘러서


아주 밝고 밝아 꺼지지 않는


자기의 본바탕을 볼 수 있습니다.


 

-서암스님-